무아를 끌어내는 방법
지금까지 우리는 자기의 문제를 극복하는 토대를 다졌다. 자기가 괴로움을 생성하는 메커니즘을 파악했고, 자기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 보았다. 몸과 마음에 안정감을 주고 자기를 지우는 토대도 만들었고, 우리 뇌에 뿌리내리고 있는 이야기를 끌어냈으며, 현실을 인정하여 괴로움을 받아들이는 기술도 키웠다. 악법과 항복에서 다룬 기법이 이야기의 악영향에 대처하는 방법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이야기 그 자체가 떠오르지 않도록 뇌를 사용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불교 경전으로 알려진 잡아함경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2,500년 전, 고대 인도의 마가다 왕국에 있었던 죽림정사에서 석가가 제자들에게 문제를 냈다. 일반 사람도 불교도도 똑같은 인간인 것은 변함없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도 역시 기쁨을 느끼고, 때로는 불쾌한 기분을 느끼고, 근심이 생길 때도 있다. 그렇다면 일반인과 불교도는 무엇이 다를까? 무, 최고의 상태에서 희로애락이라는 감정을 가진다는 점에서 보통 사람과 다르지 않다. 정말로 중요한 차이는 다른 곳에 있다. 석가는 위의 문제에 곤혹스러워하며 입을 다물고 있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답했다. 일반인과 불교도의 차이는 두 번째 화살의 여부에 있다. 생물이 살아남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괴로움은 피할 수 없다. 포식자의 습격, 고르지 못한 기후로 발생한 굶주림, 예상하지 못한 병 등 다양한 고난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찾아온다. 여러 가지 괴로움은 무작위로 발생하며 아무리 뛰어난 지성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예측할 수 없다. 이것이 첫 번째 화살이다. 모든 생물은 생존에 최소의 괴로움만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 절대적인 사실을 잡아함경에서는 첫 번째 화살이 꽂힌 상태에 비유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많은 사람은 두 번째 화살을 쏜다. 만약 자신이 침팬지 레오처럼 반신불수가 되어 의식은 또렷한데 평생 누운 상태로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보자. 이 경우 첫 번째 화살은 당연히 반신불수에 따른 고통 그 자체이다. 신체가 만족스럽게 움직이지 않는 최소의 고통만큼은 어떻게 해도 바꿀 수 없다. 우리는 미래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거의 눈앞의 세계만을 보며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은 과거의 실패나 미래의 불안으로 고민하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고뇌는 대부분이 미래나 과거와 관련되어 있다. 어린 시절에 경험한 실패를 다시 떠올리며 괴로워하고, 몇 년 전에 친구에게 들었던 악담 때문에 다시 화가 나거나 노후의 자신을 떠올려보며 불안에 시달린다. 눈앞에 없는 과거와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를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틀림없다. 현재만 살아가는 동물에게는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는 괴로움이 없다. 그러므로 동물들은 두 번째 화살을 연이어 맞지도 않는다. 넓은 시간 감각을 가진 인간만이 괴로움을 악화시킨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자기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자기는 생존용 도구이다. 이것이 1장의 결론이었다. 확고한 존재라고 생각되기 쉬운 자기는 실제로는 진화의 과정에서 생겨난 생존 시스템 중 하나이다. 그러므로 감정과 사고라는 다른 젖으신 기능과 마찬가지로 작가 또한 늘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고,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한 걸음 나이가 자기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지 생각해 봄으로써 자기에 대해 깊이 파악해보고자 한다. 자기의 기능을 살펴보았는데, 그 자기란 과연 어떤 요소로 구성된 존재일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므로 바이러스에 비유해서 설명해 보겠다. 바이러스로 인한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가 비말과 공기를 통해 감염된다거나 다른 생물을 매개로 하여 자기 복제한다는 등의 기능 면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 된다. 한정적인 대책밖에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지용성의 외막을 가졌다는 구조면의 정보가 없으면 알코올이나 비누로 정말 바이러스가 약해지는지 사전에 판단할 수 없을 것이다. 자기의 문제도 이와 마찬가지로 기능적인 부분만 살펴보면 문제의 일부에 대한 대책밖에 세울 수 없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대상의 구성 요소를 알아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찾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
뇌가 만드는 무수한 이야기가 자기의 형태를 만들고 그로 인해 괴로움이 생기는 메커니즘은 비유하자면 하나의 착각 도형 같은 것이다. 오른쪽 페이지의 도형을 보면 가운데에 흰색 삼각형이 떠오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머리로는 주위의 도형이 만들어낸 착각임을 알고 있어도 뇌 안에 떠오른 삼각형을 지울 수는 없다. 흰색 삼각형의 착각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자기도 주위의 이야기에 둘러싸인 공간에 나타나는 가공의 개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기라는 유일의 정신 기능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데도 뇌가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이야기 덕분에 마치 자기가 절대적 존재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이야기의 틈새에 자기가 나타나는 현상은 다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할 때 자주 일어난다. 예를 들어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자신이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혹은 주변 환경의 변화로 대인관계가 달라졌을 뿐인데도 자신이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느끼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나라는 존재가 다양한 이야기와의 관계성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서 성장 마인드 셋은 비난을 극복하고, 문제를 이해하며, 함께 해결하도록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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